Flight Simulator/FS 강좌

[스크랩] Flare의 미학

이오리 2010. 11. 29. 00:11




비행에서 가장 짜릿한 순간인 착륙. 하지만 이는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착륙의 핵심인 Flare 과정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 접근(Approach)

IMC 에서 1000ft, VMC 에서 500ft 부터는 반드시 Stabilized Approach를 유지해야 합니다.
정확한 속도, 고도, 경로를 유지해야 하며, Stabilized 조건에서 벗어날 경우 즉시 Missed Approach를 수행해야 합니다.
(IMC : Instrument Meteorological Conditions, VMC : Visual Meteorological Conditions)

일부 특수한 공항을 제외하고, 대부분 항공기는 3도 내외의 강하각을 따라 활주로에 접근합니다.
ILS가 있는 경우 Glide Slope를 따라 접근하고(Precision Approach),
없는 경우 목측, PAPI, 고도계 등 가능한 방법을 모두 활용하여 경로를 따라 접근합니다(Non-precision Approach).

접근 속도(Ground Speed)는 항공기 기종, 바람의 방향과 세기, 항공기 무게(연료 적재량, 승객 수, 짐 적재량),
착륙 Flap 설정, 항공기 고장 유무 등의 수많은 변수에 따라 결정됩니다.


접근 속도가 정해지면, 3도 강하각을 맞추는 강하율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tan 3도 = 강하율 / 접근속도]
다만 바쁜 접근 과정에 이런 정밀한 계산을 할 여유가 없으므로, 다음과 같은 Rule of thumb를 이용합니다.

강하율(fpm) = 접근속도(kt) / 2 * 10

일반적으로 여객기의 접근 속도는 130~150kt 범위 안에서 결정됩니다. 따라서 강하율은 650~750fpm 정도가 됩니다.






2. Minimum

약 200ft 부터는 Glide Slope나 PAPI가 조금 벗어났더라도 적극적으로 수정하려 하면 안됩니다.

활주로의 Aiming Point Marking를 목표 지점으로 하여 일정한 경로와 적절한 강하율을 유지해야 합니다.
100ft에서 G/S가 1 dot above인 것은, 정상 경로보다 약 14ft 높은 것을 의미하며 접지 지점은 200~300ft 차이가 날 뿐입니다.








3. Flare의 목표

만약 아무런 조작을 하지 않고 접근하던 강하율을 유지하며 활주로에 닿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꽝" 하면서 엄청난 충격이 전해지고, 객실에서 수많은 승객들의 항의가 들려올 것이며,
더 나쁜 경우는 비행기에 손상이 가서 정비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즉 Hard Landing이 됩니다.

이를 방지하고 강하율을 줄이며 부드럽게 내리기 위해 기수를 들어올리는 Flare를 실시합니다.
3도 강하각을 1도 강하각으로 줄이면 적절한 착륙이 됩니다. 이때 강하율은 대략 200fpm 근처가 됩니다.
좀 더 줄여서 100fpm 정도로 내리면 Soft Landing이 되고, 좀 덜 줄여서 300fpm 정도로 내리면 Firm Landing이 됩니다.

활주로 길이가 유한하기 때문에 강하율을 줄일 수 있는 기회도 무한정 주어지지 않습니다.
반드시 TDZ(Touchdown Zone) 이내에 접지해야 합니다. TDZ는 활주로 길이의 1/3과 3000ft 중 짧은 것입니다.
즉, 울산공항과 같이 짧은 활주로에서는 약 2000ft 정도이며, 인천공항과 같이 충분히 긴 활주로에서는 3000ft입니다.






4. Flare의 기술

제가 생각하는 Flare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정확한 시점, 정확한 양, 적절한 파워 조작 3가지입니다.



1) 정확한 시점

"Flare는 귀로 하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GPWS에서 불러주는 Radio Altimeter Callout(50, 40, 30, 20, 10ft)이 Flare에 중요하게 사용된다는 의미입니다.

기종별 적절한 Flare 시작 고도는 다음과 같습니다.
- B737 : 20~30ft
- A330 : 40ft
- B777 : 30ft
- B747 : 40ft

접근시 강하율이 700fpm이라면, 10ft를 내려가는 데에 0.86초, 즉 1초도 안걸립니다.
즉, 접지 직전 2~3초만 집중하지 못해도 Flare를 못하고 Hard Landing할 수 있습니다.

Flare의 시작이 너무 늦으면, 강하율을 제대로 줄이지 못해서 Hard Landing하게 될 것입니다.
Flare의 시작이 너무 빠르면, 강하율을 너무 일찍 줄여서 TDZ 이내에 접지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Flare를 1초 빨리 하여 10ft에서 100fpm의 강하율이 만들어졌다면, 그때부터 접지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6초,
140kt로 날고 있었다면 약 1400ft를 더 날아가게 됩니다. Aiming Point Marking의 위치인 1000ft와 더하면 2400ft가 되어
순식간에 TDZ를 넘어갈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 정확한 양

일반적인 Flare의 양은 피치를 2~3도 드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항공기 특성, 바람 특성, 활주로 경사도 등의 상황에 따라 그 양은 적절히 조정되어야 합니다.

Flare를 너무 조금 하면, 강하율을 제대로 줄이지 못해서 Hard Landing하게 될 것입니다.
Flare를 너무 많이 하면, 강하율을 너무 많이 줄여서 Floating 되거나, 오히려 상승할 수도 있습니다.
위에서 봤듯이 착륙이 단 5초만 지연되어도 1000ft 이상을 날아가 버리게 되므로, 이런 상황은 매우 위험합니다.

특히 파워를 줄인 상태에서 Floating하게 되면, 속도가 줄어들면서 갑자기 심하게 떨어질 수 있고,
이를 피하기 위해 기수를 더 들면 Tail strike의 위험이 커집니다.
따라서 대형 여객기는 "DO NOT FLOAT. FLY ONTO THE RUNWAY."란 말을 항상 명심해야 합니다.

적절한 강하율이 설정되면, 터치다운할 때까지 침하량을 보면서 피치를 조절합니다.
파워를 줄여서 속도가 떨어지면, 갑자기 침하가 커질 수 있으므로 그에 대응해줘야 합니다.
침하가 빠르면 조금 더 들어주고, Floating 할 것 같으면 살짝 눌러주었다 다시 당기기도 합니다.

침하량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멀리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활주로 Threshold를 지나면서 시선을 멀리 반대편 활주로 끝으로 두어야 합니다.


3) 적절한 파워 조작

Flare를 시작하면서 접근시에 설정한 파워를 줄여, 터치다운시에 Idle이 되도록 합니다.
한꺼번에 줄이는 것 보다는 서서히 단계적으로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2~3번에 나누어 빼거나, 2개의 레버를 번갈아서 지그재그로 빼기도 합니다.)


파워를 줄이는 적절한 속도는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다릅니다.
바람이 정풍이면 천천히 빼고 배풍이면 빨리 빼며,
무게가 가벼우면 천천히 빼고 무거우면 빨리 빼는 것이 좋습니다.

무풍 기준으로 접근 속도가 Vref + 5kt이면, Flare 단계에서 파워를 줄이고 강하각이 줄어들면서 속도가 줄어들어,
터치다운시의 속도가 Vref이 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에어버스 기종은 대부분 Auto Thrust가 적용되므로,

20ft에서 "Retard, Retard" 콜이 나올때 레버를 서서히 Idle로 빼면 됩니다.


위의 3가지가 모두 모자라지도 과하지도 않게 적절해야 멋지고 안전한 착륙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Flare는 예술의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



5. 기타


여기서는 Flare의 당김 조작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살펴보았지만, 착륙에는 이외에도 할 일이 많습니다.
정확히 센터라인에 내릴 수 있도록 비행 경로를 맞추고,
Crosswind(측풍)이 부는 경우 De-crab을 통해 기축과 진행 방향도 맞춰주어야 하며,
시시각각 변하는 바람에 대응해서 조작해주어야 합니다.


이 모든 부분에서 한가지라도 잘못되면 언제든 과감하게 Go-around하는 것이 안전한 방법입니다.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동시에 정확히 맞추는게 매우 어렵지만, 그래서 더 짜릿하고 보람있는 과정이 착륙인 것 같습니다.



서구에서 개발된 대형 상용 제트항공기의 사고 중에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Hard Landing입니다.
(1993~2002년의 사고 385건 중 Hard Landing은 54건)
다행히 Hard Landing 사고로 인한 사망자나 부상자는 다른 사고에 비해 매우 적은 수준이지만
(전체 착륙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192명),
항공기가 운항을 멈추고 정비를 해야하는 등 큰 재산피해를 입게 됩니다.



참고로 세스나는 착륙 방법이 다릅니다. 활주로 바로 위에서 수평 비행을 유지하며 속도를 줄여서,
Stall이 발생하며 툭 떨어져 내리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플심에서 대형 여객기의 "DO NOT FLOAT. FLY ONTO THE RUNWAY." 원칙에 익숙해져 있다가
세스나를 몰려니 그 부분이 처음에는 적응이 안되더군요. ^^


항상 즐겁고 안전한 비행 하시길!

출처 :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글쓴이 : planeman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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